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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칼럼/발언대

8월 발표 예정 수도권 교통대책에 바라는 점

                                                      글: 한우진(레일뉴스 칼럼니스트, 미래철도DB 운영자, 교통평론가)

 

국토교통부는 작년 1219일 수도권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지난 57일에는 고양 창릉, 부천 대장을 추가로 발표하여 3기 신도시는 총 5군데가 되었다.


  

   국토교통부-3기 신도시 위치도


한편 각 신도시 발표 때마다 교통대책이 함께 제시되었는데, 문제는 이들이 국민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했다는 점이다. 특히 고양 창릉 신도시 발표 직후, 수도권 서북부에서는 극심한 반발이 일어났다. 1기인 일산과 2기인 운정 모두 교통이 불편한데 교통문제도 해결하지 않고, 서울과 더 가까운 쪽에 3기 신도시를 짓는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었다.

 

하필이면 이곳이 현직 국회의원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보니, 놀란 국토부에서는 523일에 부랴부랴 수도권 서북부 1·2기 신도시 보완 방안을 발표하고 다수의 교통대책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또한 319일에 출범한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서는, 이 같은 주민 불만을 가라앉히기 위해 수도권 신도시를 포함한 권역별 광역교통망 기본구상안을 8월까지 긴급하게 마련하기로 하였다. 이미 수도권 4, 비수도권 4회 총 8회의 간담회가 열렸고, 수도권 간담회에서는 기초지자체장까지 참석하는 본격적인 회의가 되었다.

 

   대도시권 광역교통위원회 홈페이지

 

필자는 이미 지난 12월 말 ‘3기 신도시 교통대책에 바란다라는 본지 칼럼을 통해 대중교통 요금체계의 종합적 정비’, ‘성공적인 버스 노선 개편’, ‘효과적인 자가용 수요 억제 대책을 수도권 대중교통 대책으로 제시한 바가 있다.

http://itrailnews.co.kr/news/article.html?no=33771

 

이에 따라 본고에서는 지난 12월 제안에 이어서, 오는 8월에 발표될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의 광역교통망 기본구상과 관련해 수도권 대중교통에 바라는 점을 추가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광역교통망 계획에 바라는 첫 번째는, 운영체계의 개선에 집중하는 것이다.


전술했듯 이번 8월 계획은 3기 신도시 발표에 따른 주민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급하게 준비된 것으로서, 시간이나 예산에서 여유가 있는 계획이 아니다.

 

최대한 빠른 공기(工期)로 일정 이상의 효과를 내야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결국 시설투자나 차량투자보다는 운영체계를 개선하는 수밖에 없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일산선 전동차


대표적인 것이 일산선 구간의 불균등한 열차간격의 개선이다. 수도권 전철 3호선은 서울 시계(市界)에서의 수요차이로 인해, 일부 열차는 구파발에서 회차하고 나머지 열차가 일산신도시로 향하고 있다.

 

그래서 낮 시간에는 1시간에 6대가 운행하고 있는데, 문제는 간격이 10분이 아니라, 짧으면 7, 길면 14분식으로 불균등하게 운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면 당연히 앞차와 벌어진 열차에 승객이 집중되며, 더 많은 승객이 더 높은 혼잡을 체험하게 되어 체감혼잡도가 높아진다.

 

물론 열차시각표 작성에는 여러 제약요건이 있기는 하지만, 왜 균등한 열차간격으로 시각표를 만들 수 없는지부터 집중적인 조사와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급행열차의 시각표를 규칙적으로 만들어 수요를 높여야 한다. 대체로 급행열차처럼 운행횟수가 적은 열차는 아는 사람만 이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시각표를 좀 더 알기 쉽게 만들면 급행열차를 몰랐던 사람들도 새롭게 끌어들이는데 도움이 된다.

 

아울러 수도권 전철의 큰 문제가 바로 잦은 지연이다. 1호선이나 경의중앙선에서 자주 발생한다. 물론 운행계통이 복잡하고 선로의 제약도 있다는 점은 십분 이해가 되나, 개선이 전혀 안 되고 있는 것은 문제다.

           

             코레일- 수도권 전철 전동차

 

현재 열차 지연에 대해 민원을 제기해도, 구체적인 답변을 듣기 어려운 실정이다. 영문도 모르고 열차 지연 운행에 고생하는 승객들을 위해서, 지연운행의 상태와 원인, 단계적 대책을 좀 더 소상히 밝힐 필요가 있다. 알고 당하는 것과 모르고 당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근본 원인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가 있어야 개선도 가능하다. 두루뭉술하게 선로만 늘리면 모두 해결된다는 식은 안 된다. 운영회사가 매우 구체적이고 세밀하며,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단계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 정부도 비로소 돈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수도권 광역철도의 문제는 특정 구간에서의 혼잡인데, 정작 외곽 구간으로 갈수록 수요가 떨어지고 있다. 즉 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하는 것이다. 중간 회차 열차를 보다 적극적으로 운행하고 필요시 편성량수 조절, 극단적으로는 경계역에서의 별도 운행을 통해 외곽에서 낭비되는 수송력을 최대한 절약하고 이를 혼잡구간에 넣을 필요가 있다.

 

()민원 핑계를 대면서 운행계통 효율화를 하지 않고 예산 탓만 하고 있으면, 결국 수도권 전철 전체가 외면 받는다. 누가 시켜서 하는 운행계통 조절이 아니라, 철도 운영사 스스로가 필요성을 느껴서 시행하는 운행계통 조절이 필요하다. 물론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현재의 공기업 체제에서는 이 같은 능동적인 정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은 이해한다. 따라서 철도운영사만 탓할 일은 아니고 우리 사회 자체가 먼저 변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수도권 전철 구간에서 적은 비용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시설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추진할 필요가 있다.

 

역이나 승강장, 선로, 신호체계 등을 소규모로 개선하는 것들을 말한다. 특정 시설을 개선하고 대피선 신설하며 배선 구조를 개선하는 것 등이 될 수 있다.

 

선로 용량 부족으로 전 구간 증편이 어렵다면 가능한 구간이라도 열차를 늘리면 좋다. 현재 용산역의 왕십리 방면 회차선은 평면교차가 필요하여 효율이 떨어지는데 이를 Y자 회차선 형태로 개선할 수 있다.

 

서빙고역의 건넘선을 개선하면 문산발 열차의 서빙고역 회차도 가능하다. 이 경우 이촌역에서 환승이 가능해지므로 용산까지 열차를 늘리는 것보다 효과가 좋다.

 

경의중앙선 왕십리역도 분당선과의 연결선을 활용하면 용산 방면 회차선 확보가 가능하다. (아이디어: 코레일 역무원 송호진)

 

혼잡은 심해지는데 증편을 할 수 없다면 선로 핑계만 대지 말고 증결을 해야 한다. 승강장 길이 탓만 할 것도 아니다. 도어컷이라는 대안도 있다. 증결은 예전 철도청 시절에 일반열차의 장대화 계획으로 좋은 효과를 본 적도 있다.

 

이왕 증결을 한다면, 증결분에 좌석차량을 도입해도 좋다. 광역버스 수요 흡수에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여 좌석권을 판다면 운영비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밖에도 복복선 대신 3선으로 확장하기, 차량 도입이 어렵다면 민자 투자나 리스 활용하기 등 새로운 대안을 계속 찾아야 한다. 지금은 수도권 교통 상황은 무엇이라도 발굴해서 도전하고 시행을 해야 할 때이지, 효과나 비용만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    

    

   네이버-민간에서 시작한 새로운 형식인 지하철 노선도


마지막으로 효과적인 대중교통 안내체계를 전담하는 부서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대중교통이란 시민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것도 아니라서, 결국 스스로 배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아쉽게도 효과적인 안내체계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인터넷상에 무수히 많이 올라오는 대중교통의 대한 질문/답변만 봐도 상황을 알 수 있다.

 

즉 대중교통 관련 기관들과 회사들은 자신들의 교통체계를 어떻게 이용해야 좀 더 편리한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편리하게 이용하는 방법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 같은 안내체계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러다보니 아무리 편리한 대중교통을 만들어두어도 이용자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특히 만화 문화가 덜 발달하여 삽화보다는 글 위주의 안내체계가 된 것도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

 

필자는 지금 제공 중인 대중교통 안내체계가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믿는다. 실제로 대중교통 분야 공모전을 해보면, 편리한 안내체계에 대한 제안이 많이 들어온다. 보다 편리하게 보기 쉬운 각종 노선도, 약도, 지도, 그림 등이 제작되어 널리 배포될 필요가 있다. 각종 전산 기반 안내시스템의 유저 인터페이스도 더욱 개선되어야 한다.

 

문제는 이 같은 일을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기관이나 회사들은 이런 일들은 외주로 맡긴다. 외주 회사들은 대부분 디자인 중심이며, 대중교통에 대한 원리적 이해가 부족하다. 나름대로 괜찮은 디자인이 나올 수는 있어도 교통공학에 기반한 안내체계 구축은 쉽지 않다.

 

또한 개별사업자들이 안내체계를 각각 만드는 것도 문제다. 개별 사업자들은 전체를 보는 눈이 부족하고, 굳이 보려고도 하지 않기 때문에 통합적인 안내가 되지 않는다. 당장 서울만 해도, 일부 간선버스들로 구성된 지하철 노선도 형태의 네트워크 노선도를 만든다면 버스의 환승 이용이 훨씬 더 편리해질 것이다. 하지만 여러 사업자가 힘을 합쳐야 하는 이런 사업은 추진이 쉽지 않다.

 

마찬가지로 환승센터 건물은 없지만, 실질적으로 환승센터 역할을 하는 강남역 같은 곳은 곳곳에 파편화된 정류장들이 분산되어 있다. 하지만 각 버스정류장 들의 방면(方面)과 정차 버스노선들을 알려주는 종합적인 안내도는 찾을 수 없다.

 

외주 중심의 대중교통 안내체계 제작의 또 다른 문제는 기동성 있는 업데이트나 개선이 어렵다는 것이다. 변경이 있을 때마다 매번 발주를 해서 다시 만들어야 하니 새로운 변화나 향상을 그때 그때 반영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필자는 이 모든 상황을 개선하려면, 교통공학 지식과 디자인 능력을 동시에 갖춘 전문적인 대중교통 안내체계 제작부서가 존재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그 부서는 광역교통의 최상위 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에 두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이 부서는 대중교통 안내체계의 기반 설계부터 제작까지 모든 과정에 밀도 있게 관여하면서 보다 효과적인 안내체계를 제작하는 임무를 갖는다. 이를 통해 버스나 철도 등 광역교통의 이용이 더욱 편리해질 수 있다. 무엇보다 회사나 수단을 구분하지 않고, 수요자인 시민 입장에서 가장 편리한 안내체계를 제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통합 안내는 장기적으로 MaaS(Mobility as a Service)의 발전에 밑거름이 된다.

 

 

여러 조사를 살펴보면 서울시에 비해 경기도 도민들의 교통에 대한 불만이 더 크다. 수도권에서 광역교통 비율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음을 보면, 이는 광역교통이 불편하다는 뜻이다.

 

광역교통문제 해결에는 왕도가 없다. 모든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수단도 없다. 그저 현 상태에서 최적의 대책을 선택하여 꾸준히 실행해나갈 수밖에 없다.

 

크고 멋진 시설을 짓는 것은 훌륭하지만 좋은 일은 아니다. 지금과 같이 시간과 예산이 제약되어 있는 상태라면, 보다 빠르게 적절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수단을 끊임없이 찾고 연구하고 적용해야 한다. 철도의 운영체계를 개선하고 저비용 대책을 실행하며, 안내체계가 지속적인 개선을 이루도록 인적, 조직적 기반을 다져야 한다.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이 같은 대책에 많은 이들의 지혜가 모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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