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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칼럼/발언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바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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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우진(레일뉴스 칼럼니스트, 미래철도DB 운영자, 교통평론가)

 

  국토교통부/우리나라 철도에 새로운 ㅊ혁신을 가져온 고속철도


현재 국토교통부에서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란 철도의 건설 및 철도시설 유지관리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라 10년 단위로 작성되는 국내 최상위 철도계획이다. 고속철도, 일반철도, 광역철도 계획을 주로 담고 있다. 다만 도시철도는 지자체별 도시철도망 계획이 따로 있기 때문에 포함되지 않는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원래 10년 단위 계획이지만, 5년 단위로 재검토를 할 수가 있는데, 지금까지 매번 5년 단위로 다시 작성이 되어 왔다. 그만큼 우리나라 철도의 변화가 역동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에 본고에서 현재 준비 중인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대해 바라는 점을 간략히 논하고자 한다.

 

효율적인 노선간 상호 연결성의 중요성


전국에는 수많은 철도 노선들이 존재하며 이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런데 수요가 많은 구간에 대해서는 입체교차를 실시하여 원활한 연계 운행이 가능하도록 해주어야 한다.

 

현재 경인선과 경부선의 구로역 분기 구간이나 안산선과 수인선의 한대앞역 분기역 구간처럼 입체교차가 잘 이루어진 곳들이 있다. 경부선과 경전선이 갈라지는 미전역 구간은 오래전 평면교차였지만 입체교차로 변경되어 진주까지 KTX가 운행되는 등 원활한 운행이 실시되고 있다.

 

 국가철도공단/경전선 진례고개 아치교

 

따라서 앞으로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되는 노선들 중에, 하나의 철도축()을 이루는 구간은 중간에 평면교차가 존재하거나 끊어지는 곳이 없도록 하여 원활한 철도수송이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애초에 철도망 구축계획을 수립하는 이유가, 노선 계획을 개별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타 노선과의 관계를 충분히 고려하여 망(network)의 관점에서 효율적인 철도가 되고자 함일 것이다. 그러나 막상 개별 노선 사업의 추진 단계에서는 비용 절감이나 민원 등 기타 여려가지 이유로 노선간 연결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곳은 수도권 내의 철도임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적다면서 평면교차로 지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당장은 비용 절감이 가능한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취약구간으로 남아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될 수 있다. 일종의 기술부채(Technical Debt)인 셈이다. 아울러 지하에 평면교차를 건설하면 나중에 입체교차로 바꾸기도 힘들어 더욱 좋지 않다.

 

 국가철도공단/새롭게 지어지는 철교

 

따라서 철도망 구축계획이 지향하는 효율적인 상호 연결성이 실제 철도 실현 단계에서도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적으로 필요한 철도축이 계획에 제대로 명시되어야 하고, 이 축에 대해서는 충분한 연결성이 확보되도록 건설과 운영이 시행되어야 한다. 단순히 선언적인 의미가 아니라, 하위의 개별 노선 계획들이 노선망의 높은 연결성을 필수적으로 유지하도록 강제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의 개선도 필요할 것이다.

 

 

TSM 개념 도입 필요


둘째로 철도에도 본격적인 TSM개념의 개량 계획을 도입해야 한다.

 

도로교통에서 쓰이는 TSM이란 Transportation Systems Management의 약자로, 물리적인 시설 확충 위주의 기존 계획에서 벗어나,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수요관리나 신호개선 등으로 교통을 개선시키는 기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도로의 정체는 본선보다 램프 구간의 용량이 부족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잦다. 이 경우, 대규모 투자로 본선을 확장해도 소용이 없으며, 소규모 투자로 램프를 확장하는 게 더 효과가 크다.

 

과거와 같은 대규모 경제성장이나 인구증가를 기대할 수 없는 현재 상황에서 우리나라 철도에 꼭 필요한 것이 바로 TSM이다. 고속철도 개통 이후 우리나라에는 지속적인 철도 투자가 이어져 왔는데, 문제는 아쉬운 지점들이 부분적으로 산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구간의 선로용량 부족(청량리-망우), 특정 구간의 평면교차(상봉역의 중앙선-경춘선 분기), 특정 구간의 개량되지 않은 곡선, 특정 역의 아쉬운 배선(지상 왕십리역의 선로별 복복선) 등등이 그것이다.

 

3차까지의 철도망 계획을 추진하면서 취약 구간으로 남은 곳인데, 따라서 향후 4차 철도망 계획에서는 이 같은 취약 구간을 발굴하여 우선적으로 개선해주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특정 역 사이 곡선을 개선하여 표정속도를 높일 수 있고, 특정 구간만 부분복선화, 3선화를 해도 전체적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비효율적인 배선들도 정리가 시급하다.

 

이렇게 하면 대규모 시설투자를 하기에 앞서 특정 병목구간에 대한 원포인트 투자만으로도 전체 철도 교통 흐름을 개선할 수 있다. 현재도 청량리역 배선 개선 사업처럼 일부 사업들이 개별적으로 시행되고는 있으나, 이제는 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시켜 보다 체계적으로 시행될 필요가 있다.

 

개선사업들을 망구축 계획에 포함하면 이들 사업이 파편화되어 시행되는 게 아니라, 다른 사업들과의 연관성이나 우선순위를 고려하면 더 효율적으로 시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중후장대형 철도신설 사업뿐만 아니라 경박단소형 철도개선 사업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핌피와 님비의 극복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처음 작성된 것은 2006년이었다. 당시에는 이 계획 자체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4차 계획이 준비되는 지금,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대한 온갖 민원과 요구사항이 전국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시달린 국토교통부에서는 아예 각 지자체에 건의노선을 미리 제출해달라고 요청하고, 그 이후의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공청회 등에서 받지 않겠다고 선을 그을 정도가 되었다.

 

애초에 님비나 핌피가 발생하는 이유는 철도 건설이 대부분 국비로 추진되므로, 각 지자제들이 비용에 대해 인식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자치 시대에 이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광역철도 사업에서는 사업비의 일부를 해당 지자체가 분담하도록 하였지만 충분한 해결책은 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도권 광역철도노선도


이밖에도 님비 때문에 철도 건설이 지연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서는 여러 노선들 중 님비가 적은 노선을 먼저 추진하겠다는 것을 밝히기도 하였다. 노선들의 건설 시급성 순서와 님비 발생 정도는 직접 관계가 없는 것을 생각하면 아는 고육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도 핌피나 님비 극복 방안을 추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철도 건설에서 원인자 부담 원칙을 확실히 천명하고, 원칙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특히 각 노선을 구성하는 요소별로 부담 원칙을 달리 지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내부 보조나 보너스-맬러스(Bonus-Malus) 제도의 시행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A노선을 건설하는데 B지자체에는 역이 신설되지만, 인접한 C지자체에는 역이 없이 선로만 지나간다면 C지자체에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A노선이 국비 사업이라고 해도, B지자체가 역 건설에 해당하는 일부 비용을 부담하고, 국가는 그 금액을 C지자체에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면 C지자체의 역 건설 핌피나, 노선 경유 님비를 줄일 수 있다.

 

이 밖에 역이 신설되는 지역의 사업체에 부담금을 물리고, 재산세 인상 같은 지가 상승 환수 대책을 마련하는 등 철도역을 공짜로 얻을 수 있다는 인식부터 바꿔나가야 한다. 그래야 핌피를 막을 수 있다. 철도 노선이나 역 신설이 지자체 주민들에게 금전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는지가 먼저 투명하게 평가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이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국토교통부/ 제3차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노선도

 

법에 명시된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의 목표는 철도투자를 효율적,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것이다. 2006년부터 준비된 과거 1~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의해 우리나라 철도는, 속도 경쟁력 제고, 접근성 개선, 안전성 향상, 지역발전 선도 등을 목표로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져 왔다.

 

그리고 2020년대를 맞이하여 새롭게 준비되는 이번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는, 인구 구조의 변화, 기후위기, 인공지능 같은 4차 산업, 포스트코로나 시대 등 급변하는 사회상에 걸맞은 새로운 우리나라 철도의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이를 위해서는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제시한 비전이 실제로 실현되는 데 문제가 없도록 관계기관에서 충분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특히 철도축의 상호연결성 부족이나 과다한 민원은 사업의 주요 장애물인 만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이밖에도 새로운 국가 환경에 맞도록 대규모 신설 사업과 중소규모 개량 사업이 조화를 이루는 것도 필요하다.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에 기여하는 모든 관계자분들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철도가 모든 국민에게 편하고 안전한 교통수단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부탁드린다.*

 

 

 

  국가철도공단/KTX 고속철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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