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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 칼럼/발언대

2021년도 국토교통부 철도분야 업무계획에 바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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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진(레일뉴스 칼럼니스트, 미래철도DB 운영자, 교통평론가)

 

   2021년 업무계획카드/국토교통부

 

지난 16일 국토교통부는 2021년도 업무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번 업무계획은 작년 12월 말 취임한 변창흠 장관의 첫 업무계획이자, 문재인 정권을 마무리하는 국토교통부 계획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변 장관이 문재인 정부의 사실상 마지막 국토교통부 장관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포스트코로나 원년으로서, 철도를 포함한 교통 산업의 여건이 크게 달라지는 해이다. 그러다보니 국토교통에 대한 정부 정책이 어느 때보다도 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방향을 잘 잡아 노력을 집중시키면 위기극복과 새로운 기회 창출이 될 수도 있고, 잘못한다면 그동안 쌓아온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한 해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본고에서는 국토교통부의 2021년도 철도 분야 업무계획을 살펴보고, 개선점을 논하고자 한다.

 

우선 국토교통부의 올해 철도분야 업무 계획 중 눈에 띄는 것은 지방 광역철도 활성화를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지방권도 편리한 광역철도의 혜택을 누릴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지방권 경제발전을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따라서 매우 시의적절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수도권과는 상황이 다른 만큼 극복해야 할 과제는 많이 있다. 지방권 광역철도에 대해 바라는 점에 대해서는 마침 지날 달 칼럼으로 기고하였으니 이를 참고하길 바란다.

http://itrailnews.co.kr/news/article.html?no=38290

 

아울러 개인적으로 필자가 추가로 바라는 것은, 이번 지방권 광역철도 활성화 추진과 함께, 기존 수도권 광역철도의 제도 개선도 이루어지는 것이다. 현재 수도권 광역철도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일단 어떤 곳은 수요가 넘치는데 반대로 어떤 곳은 한산하게 운행되기도 하는 등 자원의 배분이 효율적이지 않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돠와 영향범위/국토교통부


또한 급행열차가 여전히 부족하여 경쟁력이 높지 않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가 개통되더라도, GTX가 가지 않는 곳이 여전히 많다. 이렇게 GTX 노선이나 역이 없는 곳은 기존 광역철도가 표정속도를 높여서 준()GTX 역할을 하거나, GTX역까지의 빠른 연계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방권 광역철도의 사업성을 낮추는 원인 중 하나가 노인무임승차에 따른 운수수입 누수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렇다고 지방권 광역철도를 추진하기 위해 지방에서만 노인들에게 운임을 받겠다고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수도권과 지방권에서 동시에 적용 가능한 노임무임수송 개선 제도를 함께 개발할 필요도 있다.

 

이밖에도 지방권 광역철도를 건설할 때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면, 일반 간선철도 열차와 문 위치가 안 맞아 플랫폼 공용이 안 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플랫폼을 따로 확보하면 역시 비용이 많이 든다. 이것 역시 지방권 광역철도의 추진을 어렵게 하는 문제인 만큼 여러 문 위치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스크린도어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 과제가 될 수 있다.

 

 

둘째로 신산업 분야에 철도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이번 업무계획에서 국토교통부는 국토 및 도시의 탄소제로화를 위한 수소도시와 그린모빌리티 정책을 추진하고, 차세대 ITS 등을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것인데, 철도도 이 분야의 적극적인 기술 도입과 활용에 나설 필요가 있다.

 

우선 수소도시 활성화에 따라 전국에 수소교통복합기지가 늘어날 예정이다. 그런데 현재 시범사업으로 추진되는 곳은 (선정: 평택, 후보: 춘천, 안산, 창원, 충주, 통영) 대부분 주차장이나 차고지 등 도로교통과 연계된 곳이다. 하지만 수소 철도차량이 본격 도입된다면 철도역을 중심으로 수소교통복합기지를 건설하는 것이 좋다. 특히 철도차량은 도로차량에 비해 대용량으로 수소를 충전할 수 있으므로 규모의 경제도 실현할 수 있다.


                                    

                                                 수소교통복합기지 예시도/국토교통부


향후 도시철도용 수소트램이나, 비전화 구간을 달리는 수소기관차, 단편성 수소동차 도입 등을 고려한다면 철도역도 수소거점으로 중요한 위치인 것이다. 이러한 신산업 변화에서 철도가 소외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또한 차세대 ITS는 자율주행을 위한 중요 기반시설로 알려져 있다. 철도 분야에서 이와 연계한다면 향후 도시 내 트램(노면전차)의 자율주행도 고려될 수 있다. 실제로 트램은 조향을 하지 않아도 되므로 자동차의 완전자율주행보다 훨씬 쉽게 구현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자율협력주행인프라의 전국 구축에 나사고 있는데, 트램이 향후 도시내 철도교통수단의 대세가 되어 가고 있음을 고려하면 차세대 ITS와 트램의 결합도 반드시 미리부터 추진할 필요가 있다.

 

셋째로 포스트코로나 시대 수요 변화에 따른 철도 운송사업의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

 

작년 코로나 사태로 인한 수요 감소로 인해 서울교통공사의 작년 적자가 1조원을 넘고 있는 실정이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수요 감소로 인한 적자 심화는 모든 철도운송회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다. 이번 국토교통부 업무계획에서는 이같은 수요 감소에 따른 철도운송사업 개선 방안에 대한 내용이 실려있지 않아 아쉬웠다.

 

물론 구조 개선은 인력 조정을 쉽게 연상시키기 때문에 민감한 문제라는 점은 이해한다. 특히 백신 활성화로 코로나19가 빠르게 종식되거나 수요가 회복되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인구감소가 벌써 시작된 상태다. 코로나가 끝난다고 철도 수요가 완전히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다.

 

철도운송사업의 개선 방법은 인력 조정만 있는 것은 아니고 사업 분야의 조정이나 조직 변경 등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어떤 논의이든 일단 하는 게 중요하지 그냥 내버려두는 것은 교통정책 담당기관으로서 무책임한 일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국토교통부 업무계획에는 항공산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 방안이 포함되어 있었기에 더욱 아쉬웠다. 수요 감소 시대에 철도운송산업이 어떻게 변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국토교통부 주도로 진지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광역교통 분야 사업의 합리적 역할 분담과 환승센터의 고도화가 중요하다.

 

이번 국토교통부 업무계획에는 출퇴근 편의 제고를 목표로 수도권 광역철도 확충, 광역버스 증차, 2층 전기버스 도입, 프리미엄 M버스, BTX(Bus Transit eXpress), S-BRT(Super BRT) 등의 대책이 백화점 식으로 들어가 있다. 취지는 좋지만 사업 간의 경합을 최소화해야 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S-BRT는 도시철도와 기능이 비슷하므로 도시철도가 없는 곳에 먼저 건설해야 합리적이다. 지하에 도시철도가 지나가는데 그 위에 S-BRT를 짓는 것은 우선순위가 떨어지는 일이다. 특히 S-BRT를 지으면 버스 정류장간 간격이 길어지므로, 지하철역 연계를 위한 버스의 기능 저하마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광역버스 확충이나 2층 버스 등도 좋은 일이지만, 역시 기존의 전철과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 전철의 수송력이 낮거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곳부터 우선 투입할 필요가 있다.

 

같은 광역버스라고 해도 이에 대응되는 광역철도에 따라 운임을 다르게 할 필요도 있다. 광역철도를 타고 서울을 갈 때 느리고 여러 번 환승을 해야 하는 곳이라면 광역철도 운임이 광역버스보다 많이 낮도록 해야 한다. 광역버스는 한 번에 갈 수 있어 빠르고 편리한데, 광역철도의 운임 경쟁력조차 없다면 도저히 승객을 확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버스는 자유자재로 노선을 바꿀 수 있지만 광역전철은 노선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환승횟수와 선형이 불리하다면 전철의 운임이라도 낮춰주어야 한다.

 

반대로 광역철도가 아예 없는 곳이라면 광역버스를 어쩔 수 없이 타야 할 상황일 것이고, 이런 곳은 광역버스 운임을 낮추어 주어야 한다. 이와 같이 광역철도와 광역버스가 운임과 서비스 면에서 서로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요금 제도를 잘 운영해야 한다. 요컨대 현재의 수도권 통합요금제를 좀 더 유연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동탄역 환승센터 개념도/국토교통부


한편 국토교통부 업무계획에 거점 철도역 중심의 환승센터 사업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내용이 들어있는데, 편리한 대중교통의 핵심이 환승센터인만큼 방향을 잘 잡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환승센터를 시설 측면에서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즉 현재 환승센터 건물이 없는 곳도 철도역과 버스 노선이 모여 있다면 이미 환승거점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강남역이나 사당역 같은 곳이 그런 곳인데, 현재 환승센터 건물은 없지만 이 곳 자체가 일종의 거대한 의사(擬似, pseudo) 환승센터또는 가상(virtual) 환승센터라고 말할 수 있다. 문제는 편의시설이 부족하고 정류장이 이곳저곳으로 분산되어 있으며, 어디로 가는 버스를 어디서 타는지를 알기 어렵다는 점이다.

 

따라서 환승센터가 지어지기 전이라도 해당 환승거점(철도역 주변)에 대해서 정류장의 배치도, 각 정류장이 담당하고 있는 버스행선 방면(方面)의 안내 등을 알기 쉽게 약도 형태로 만들어서 게시하거나 배포하면 큰 도움이 된다. 당장 강남역이나 사당역 같은 곳만 해도 주변에 버스정류장들이 여기 저기 분산되어 있고, 각 정류장이 담당하고 있는 방면이 제각각인데 이걸 일목요연하게 알려주는 곳이 어디에도 없다.

 

포탈사이트 지도에 들어가 보면 된다고 하지만, 이같은 안내는 너무 기계적이다. 이런 자동화된 안내에서는 정류장이나 노선의 중요도를 감안하는 큐레이팅(Curating)이 불가능하다. 약도(略圖)란 그리는 사람의 주관에 따라서 강조와 생략이 들어가는 게 핵심인데, 환승거점의 안내도에도 이러한 개념이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버스터미널에 들어가 보면 전광판이나 안내판을 통해서 각 정류장과 행선지를 쉽게 알 수 있는 것처럼, 현재의 철도역 환승거점들도 환승센터 건물 완공 전부터 이같은 정보제공을 먼저 해야 한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먼저라는 것이다.

 

 

교통이란 안전과 편리함이 기본이다. 그 중에서도 철도는 다른 교통수단보다 항상 더 높은 수준을 요구받고 있는데 그만큼 우리나라 국민들이 철도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수요 불확실성과 인구 구조의 변화로 인해, 고밀도 수요 상황에서 장점을 발휘하는 철도는 앞으로 매우 도전적인 환경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기존의 건설 위주 철도정책과 운영 고도화 중심의 철도정책이 더욱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 철도 관련 시설만 지어두면 알아서 잘 운영되고 수요도 몰려들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점점 힘들어질 것이다.

 

지금은 위험과 기회가 병존하는 시기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나라 철도분야의 최상위 정책기관인 국토교통부가 한층 더 많은 지혜를 짜내어 우리나라 철도의 경쟁력을 유지시키고 꾸준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철도 정책과 관련된 모든 분들의 지속적인 노력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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